다큐 2012. 12. 28. 21:21

취재파일 4321 벼랑 끝 검찰, 버려야 산다.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취재파일 4321

20121209

벼랑 끝 검찰, 버려야 산다.

 

 

'검사스럽다'(형용사)

논리없이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는 데가 있다.

- 국립국어원 '신어(신조어)'자료집 -

 

 

검사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한때 콧대높던 검찰,

요즘 각종비리로 얼룩져 11월 30일 또 한명의 검찰청장이 여론의 퇴진압박에 못이겨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도화선은 김광준 고검 부장검사가 유진그룹으로부터 금품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이 수사를 하려고 하자

특임검사(자기식구는 자신들이 조사하겠다)를 임명한다. 그렌저검사와 벤츠여검사 사건 다음으로 세번째다.

결국 특임검사는 김광준 부장검사를 구속했지만 곧바로 성추문검사 사건이 도마위에 오른다.

 

절도혐의로 조사중인 40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서울 동부지검의 전모검사(30)가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두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한다.

 

지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석동현 전 서울 동부지검장도 검찰의 영장청구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위기에 빠진 검찰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상초유의 내분까지 고스란히 드러내는데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중수부장을 감찰하라하고, 중수부장은 부당한 조치라며 검찰총장에게 역으로 사퇴하라 한다.

 

 

 

 

결국 검찰총장까지 사퇴를 했음에도 검사들의 비리정황이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이번엔 브로커 검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의 박모검사가 프로포폴 불법투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자신의 매형이 일하는 법무법인을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검사가 뒷돈을 받고 봐주기 구형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재경 중수부장의 와이프가 삼성의 특혜없이 들어갈 수 없다는 도곡동의 삼성엔지니어링 빌딩 지하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재벌개혁과 관련해 특해의혹에 휩싸인다.

 

 

연일 터져나오는 검찰의 비리, 과연 검사 개인의 자질때문에 이런 황당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생긴것인지..

전문가들은 견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의 비대화가 검찰윤리를 무디게 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제 검찰 스스로의 개혁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평소 검찰개혁에 관심을 보이던 김희수 변호사와 인권운동가 오창익,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사법을 강의하고 있는 서보학과 하태훈 이렇게 4명이 모여

2011년 "검찰공화국 대한민국" 책을 발간하며 앞으로 법무부와 검찰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검찰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치외법권 지대에 위치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수사할때,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고, 부실수사, 편파수사, 표적수사

이것을 시정할 방법이 없어요. 그러니까 힘이 막강한 겁니다. 형 확정되고 나면 검사가 형집행 정지로 풀어주면 됩니다.

그러니까 사법부도 능가하는 권력을 갖고 있고..."

- 김희수 변호사 -

 

"우리나라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검찰이 기소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서 보다 막강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 박용철(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는 지난 5년동안 검찰권을 오남용되었던 사건들을 자체 조사하고,

이에 관여했던 검사들에 대해 자진사퇴등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지난 1988년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 2년 임기제를 도입했지만

이 제도 도입 후 17명의 경찰총장 가운데 11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이 중 9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는 검찰개혁문제에 근본적으로 다가갈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요하거나 특별한 수사를 위해서 제한적으로 행사가 되어야 하는 중수부가 그렇지 못한 권력의 입김으로 이용됐기 때문에 18대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문재인후보도 중수부 폐지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었다.

 

"대검 중수부가 정치권들을 압박하니까 뭐 여든, 야든, 아이고야, 아이고 뜨거워라 하면서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 뒤로 물러섰고 검찰들이 어쨌든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지만 이제 조금 시간이 지나면 조직적으로 저항할 것이 뻔합니다."

- 이재근(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

 

 

이번 검찰사태는 수십년간 국민의 지탄과 불신을 받아온 검찰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도한 권한과 권력이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면 이제 검찰은 좀 더 낮은 자세로 민주주의의 균형과 원칙을 생각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