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2016. 12. 22. 10:27

[세월호] 거짓말이어야할 소설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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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장편소설- 거짓말이다

 

 

세월호는 언제나 고통스럽다.

 

2014년 4월 16일, 사건이 발생한 이후, 뉴스에선 늘 세월호가 언급되었고 그걸 보고 있자니 많이 힘이 들었다. 자연스레 뉴스를 멀리하게 되면서 내 안에서 점점 희미해지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가끔 뉴스나 기사에 세월호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는 이런 인재가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용기있는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맘은 변함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2002년에도 그러했고, 2004년과 2008년, 그리고 세월호때와 현재 광화문앞의 있는 그들의 용기덕에 많은 변화가 었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고 있다.

늘 용기있는 무리에 끼지 못하고 뒤에서 조용히 지지한답시고 응원한답시고 입만 놀려대는 내 패턴에 점점 회의를 느끼는 요즘이다. 이토록 무책임했던 나에게 '거짓말이다'는 용기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스스로의 신념에 절망하지 않는 전환점이 되었다. 나와 한뜻인 그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보탬이 되길 소망한다. 겁이 많은 나지만 좁은 보폭으로라도 한발 나아가보기로... 

 

 

 

거짓말같은 세월호소설바다호랑이, 김관홍잠수사를 기억하며...거짓말이어야할 세월호 소설

 

 

 

 

 

 

 

 

 

이 책의 저자인세는 전부 세월호 진상 규명 활동을 위해 기부됩니다.

 

 

바다 호랑이,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하며.

서재 2016. 12. 21. 11:03

상냥한 폭력의 시대-상냥한 그들이 폭력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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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상냥한 그들이 폭력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대

 

상냥한 폭력의 시대 - 정이현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상냥한 그들이 폭력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대_너와 내가 만든 이 시대

 

 

동남아가서 늘어지기 좋아하는 나로써는 다음 여행때 가장 먼저 이 책을 챙기겠노라 다짐한다.

내가 사는 이세계와 조금이나마 동떨어진 곳에서 억지스러울지라도 약간의 여유를 가지며 '상냥한 폭력의 시대'속 7편의 단편소설을 읽으면 그들과 나, 그리고 우리들이 살아내고 혹은 살아지고 있는 이 시대를 한발짝 물러선 시점에서 좀 더 포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상냥한 폭력의 시대에 등장하는 그들은 하나같이 나와 닮아있다. 인정하기 싫지만(소설 속 그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모를거라 착각했던 나의 민낯들을 그들에게서 보았다.  겉으로 드러내기 창피해 꼭꼭 숨겨왔던 이 속물성! 그래서인지 읽는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 중 가장 강렬하게 다가운 마지막 소설에 대해 늘어놓고자 한다.

 

 

일곱번째 소설 '안나'속의 '경'

 

'안나는 37기 중에 최연소자였다. 그때 안나의 나이는 스물두 살 아니면 스물세이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던 날, 안나가 태어난 해를 말하자 좌중에서 오오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던 것을 경은 기억했다. 그때 안나는 빙긋 짧게 한 번 웃어보이곤 자리에 앉았다. 미소가 싱그러웠다. 경은 박수를 쳤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뒤틀렸다.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박수를 받을 일이 나이뿐이라니 왠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

 

경은 자신이 가입한 라틴댄스 동호회에서 대희라는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 착각하였지만 정작 대희는 안나에게 빠져있다는 걸 알고 안나의 자기소개 장면을 회상하는 부분이다.

 

당신이 그러하듯 나 또한 이런 베베꼬임을 경험해본 적이 양손양발로 헤아릴수나 있겠냐 마는 누군가를 부정적인 인식속에 각인시키는 일이 자신의 좁디좁은 마음과 쪼잔하기 그지없는 심리로 인한 것이라는 걸 굳이 곰곰히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것이다. 물론 머릿속에선 초단위로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는 멘트들을 꽂을테지만... 

열등감, 시기질투, 어디서 부터 꼬였는지 분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베베꼬인 심사, 왜 그런기분이 들었는지 경은 진정 몰랐을까?

 

이렇듯 경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심사를 지닌 인물이다. 당신과 나처럼,

 

 

 

 

 

경은 그런 안나를 8년 후 상상할 수 있는 영역 너머(p.193)인 곳, 경의 아들이 들어가게 된 영어유치원, 우리나라에는 영어유치원이라는 공식 명칙은 존재하지 않으니 엄밀히 말해 영어학원의 유치부(p.204) 자모들의 모임장소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안나를 마주하게 된다.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놀랐으나 알은채는 하지 못했다. 못한것인지 안한것인지... 경의 입장에서는 계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모피를 입고갔으나 그런 구형의 모피를 입고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어깨가 움츠려들어있는 상태였고, 안나또한 학부모로 온 경과 자신은 고작 영어유치원에서 보조교사(따로 자격이 필요없으며, 아이들을 통원버스에 태우고, 화장실에 동행하며, 식사시간을 돕는정도의..(P.206))하고 있다는 입장차가 어떻게 다가왔을지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긴하다.  여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의 속물성, 근데 과연 이걸 속물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외모나 옷차림등이 상대를 판단하는데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는 알고있다. 그렇기에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어떤식으로든 잘보이기 위해 고가의 옷을 선택하는 걸 나쁘다 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다만 좀 씁쓸한건 부는 곧 사회에서의 계급이라는 생각, 못마땅해 죽겠지만 이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옳지 않은 생각임에는 분명하다. 우리 스스로가 이런 어줍잖은 틀로부터 벗어나긴 해야할텐데 쉽지 않은 것 또한 우린 알고있다. 내안에서 이런식의 폭력적인 고정관념이 일반화되어있고 그속에서 시대탓하며 정당성을 찾아보려 무리하고 있는 나의 이 부끄러운 이중성이 가뜩이나 무거운 내 머리를 더욱 무겁게 한다.

 

 

영어학원을다니기 시작하면서 입을 닫아버린 아들의 문제를 누군가와 이야기하고싶은 맘에 아들의 보조교사인 안나를 사석에서 만나게 된다. 안나는 경에게 자신의 평탄치 않았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보육교사 자격증없이도 보조교사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로인해 아들이 다니는 영어유치원에 취직하게 되었다고도 얘기한다. 몇번의 만남을 거치면서 둘은 좀 더 편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서로의 상처에 위로를 하기도 하는 상대가 되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경은 안나의 위로에 안나 같은 이에게도 곧바로 들킬 정도로(p.220) 자신의 우울함이 드러났던건 아닌지 살짝 불안해하기도 한다. 안나의 실연을 위로하기 위해 맥주를 사기도 하는 경은 아들이 옮길 영어학원을 알아보면서 보조교사들의 자격증을 확인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경이 안나와 만날때는 옷차림이나 화장등 다른것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되니까 금새 안나와 친해질 수 있었던거다. 누구보다 안나가 편했겠지, 경은 안나의 인생역경을 들으며 자신의 삶에 위로를 더할 수 있었으며, 자신은 안나보다 좀 더 나은 삶, 좀 더 나은 위치 혹은 계급에 속해있다는 당연성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상대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것정도로 여기지 않았을까? 어느한쪽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간에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이런 보이지 않는 상하관계는 곳곳에 잠재되어 있다, 부부사이 주도권에 대한 분쟁(?)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하며 코웃음 한번 치고 덮어야지, 꺼내놓고 들춰본다한들 답나오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감정소모는 여기서 그만하기로 한다.

 

 

몰라서 못고치는 것과 알면서 못고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알면서 저지른일과 모르면서 저지른일에 대한 결과값이 다른경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나하나 생각 고쳐먹는건 쉽지만 나하나 고쳐진다고 뭣이 달라지기나 할까? 날 보는 시선들은 여전히 그대로일텐데... 개뿔도 모르면서 '남들도 이럴것이다. 다들 나와같이 폭력적인 관념이 뼛속까지 박혀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이 정말 무서운거다. 남들은 그렇지 않은데, 설령 남들이 그렇다하더라도 내 세상은 내 머릿속에서 내가 판단하는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말이다. 나의 인식이 바뀌면 적어도 내가 중심인 나의 시대는 변화할것이다.

 

무지비하지만 상냥함으로 포장된 폭력의 시대는 너와 내가 만들었으니 너와 내가 바꿔야 하는게 맞다. 내가 만들었으니 나부터 변화하는게 정답이다. 국민의 손으로 올려놓은 높은자리, 되돌릴순 없겠으나 국민들의 손으로 다시 바로잡기 위해 촛불을 드는것처럼... 바꿀 수 있을거란 믿음이 변화의 첫단계가 아닐까 싶다.

 

난 오늘도 말은 참 쉽다는 생각을 뼈져리게 느끼며 글을 마무리 한다.

 

 

 

 

서재 2016. 5. 26. 13:19

한강소설 - 흰[The Elegy of Whiteness] 표현에 날개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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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소설 - 흰[The Elegy of Whiteness]

 

나에게 한강이란 참으로 덤덤하다. 꼭 채식주의자의 영혜와 많이도 닮아있는 듯, 채식주의자를 읽는 내내 나에겐 한강이 영혜였다. 그럼에도 그녀의 펜 끝은 늘 섬세하다. 덤덤하게 이렇게나 매력있는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그녀를 글은 항상 나를 따듯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흰'이란 책을 처음 잡았을때 검정색 띠지가 둘러져 있고 그 위에 '죽지마, 죽지마라 제발'이란 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해서 빨리 책장을 넘겨볼만도 한데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 절박한 검은 띠지가 어쩌면 우리사회에 전하는 한강의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덤덤하고 따듯한 한강의 펜이 이번엔 무엇을 그리고 있을지 한참을 기대하고 상상하다 페이지를 넘겼다.

 

 

[배내옷/p20] 스물세 살의 엄마는 엉금엉금 부엌으로 기어가 어디선가 들은 대로 물을 끓이고 가위를 소독했다. 반짇고리 상자를 뒤져보니 작은 배내옷 하나를 만들 만한 흰 천이 있었다. 산통을 참으며 무서워서 눈물이 떨어지는 대로 바느질을 했다. (중략) 마침내 혼자 아이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 소리로 우는 손바닥만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흰 것들에 대한 한강의 이야기

 

난 흰 것이 두렵다. 더렵혀지고 타락하기 쉬운 깨끗하고 맑은 것, 상상만으로 덜컥 겁부터 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강은 두려워하기 이전 그 깨끗하고 맑은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쩌면 두려움을 감당하고 써내려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늘 덤덤한 그녀였으니..  흰 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길 위로 발자국을 줄 맞춰 찍어내며 걷고 뒤돌아 바라보는 그 오묘한 기분이라고 하면 알까? 그 느낌으로 책장을 넘겨갔다.

 

 

 

[레이스 커튼/p71] 새로 빨아 바싹 말린 흰 배갯잇과 이불보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거기 그녀의 맨살이 닿을 때, 순면의 흰 천이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당신은 귀한 사람이라고. 당신의 잠은 개끗하고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잠과 생시 사이에서 바스락거리는 순면의 침대보에 맨살이 닿을 때 그녀는 그렇게 이상한 위로를 받는다. 

 

 

 

 

총 129페이지의 이 얇고 작은 흰 책 한권, 백지에 힘껏 눌러 쓴 작가를 생각하며 한자한자 조심스레 읊조리며 머릿속으로 옮겼갔다. '흰' 덕분에 내 인생 여러 날 중 가장 중요한 오늘 하루를 풍요롭게 통과함에 감사하며 책을 덮는다. 

 

 

 

           한강 필사 노트 中     

 

 

 

결혼식을 앞둔 이들은 서로의 부모에게 옷을 선물해야 한다. 산 자에게는 비단옷을, 망자에게는 무명소복을. (중략) 당신, 올 수 있다면 지금 오기를, 연기로 지은 저 옷을 날개옷처럼 걸쳐쥐를. 말 대신 우리 침묵이 저 연기 속으로 스미고 있으니, 쓴 약처럼, 쓴 차처럼 그걸 마셔주기를. [한강소설-흰(p124 소복,p125 연기) 中에서]

 

서재 2016. 5. 12. 16:09

한강 -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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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는 포털사이트 메인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 한강의 기사가 보였어요. 영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단행본 소설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날 부문 최종 후보 6인에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이름을 올린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선보였고, 영국에서는 2015년 1월에 데버러 스미스라는 영국인에 의해 번역본이 출간된 후 현지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하네요. 내일 새벽에 수장자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래보며 설령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후보에 올랐다는 자체로도 분명 많은 사람들이 작가 한강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니 미리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왜 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은 같이 찾아오는지.. 이 감개무량한 기사의 아래에 있던 막막한 다른 기사,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보훈처의 판단이 저만 납득하기 어려운건가요?

 

[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정부 주관 기념식에서 제창돼오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2009년부터는 공식 식순에서 제외돼 합창단의 합창 형태로만 불리고 있고, 참석자가 함께 부르는 제창은 허용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 참석자가 다 함께 부르는 ‘제창’을 재허용하는 것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제창 재허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5.2%로, ‘제창 재허용에 반대한다’는 의견 (26.2%)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임을 위한 행진곡'과 '작가 한강'은 저를 눈물나게 합니다. 

 

1년여 전,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보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엔 주차해둔 차안에 들어가서 통곡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배우가 될 걸 그랬네요.  그 감정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눈물을 쏟을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아려옵니다. 이깟 정도로 감히 그들에 공감한다 말하지 않아요. 80년 5월 광주에서는 상상으로도 해선 안될 일들이 실제 벌어졌고 그들의 고통과 분노는 어떤식으로의 공감으로도 한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광주 민주화 운동 사진을 보면서 관위에 태극기가 덮혀져 있는 사진을 보고 의아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군인들에 의해 국가가 통치되었고 그 군인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 관 위에 왜 태극기를 덮어두었을까요?

 

 

[ 80년 5월 광주 상무대 실제 사진 ]

 

 

 

[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화려한 휴가'의 한장면 ]

 

 

 

 

'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은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한강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中

 

 

 

 

 

소설이어야만 했던 광주의 이야기

 

'소년이 온다'는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위해 싸워 마땅한 그들이 정작 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간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읽길 바래봅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이들이 읽고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예요. 이 무서운 이야기를 풀어놓은 작가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분명 그녀도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누구에게라도 쉽지 않았을거예요. 한문장 한단어 넘어갈때마다 여지껏 무지뒤에 숨어서 멀찌감치 방관하고 있던 스스로에게 무너져 한없이 추락해버립니다.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는 여러번 배우고 많이 듣긴 했지만 그때뿐이었어요. 반성해야지요. 끝난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언제 그 광주를 경험할지 모르니까요. 지금도 80년 5월의 광주처럼 억울함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조국, 국가로 부터 외면받고 버림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난 후 제가 조금 더 용기가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 시대에 묻히고 그 시대를 버티며 살아온 그들처럼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들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더 많은 것들이 변할거라고, 분명 헛되지 않았다고...

서재 2015. 11. 6. 15:40

김훈이 끓이는 인생 [라면을 끓이며-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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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핸드폰은 꼬르륵 소리를 내면서 죽는다. 핸드폰이 죽는 소리는 가볍고 하찮다. 핸드폰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핸드폰이 죽을 때 내는 이 꼬르륵 소리는 대선사들이 오도송(선승이 자신의 깨달음을 읊은 선시)보다도 더 절박하게 삶의 하찮음을 일깨운다. 핸드폰이 꼬르륵 죽어버리면 나는 이 세계와 단절된다. 거리에서, 핸드폰이 꼬르륵 죽어버리면, 나는 문득 이제 그만 살고 싶어진다. 내가 이 세상과 단절되는 소리가 이처럼 사소하다니. 꼬르륵_ 김훈 산문,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 2015, 70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기준에서, 내 시야에서, 글을 최고로 맛깔스럽게 빚어내는 분!

자다가 꼬르륵이 생각나서 피식!! 김훈 작가의 글을 통해 보는 세상은 그 무엇하나 특별하지 않은 게 없다.

서재 2015. 11. 5. 13:50

[미움받을 용기]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게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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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 전경아 옮김 | 김정운 감수

 

 

'미움받을 용기'란 제목의 책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역대 최장 기간 베스트셀러 1위라고 떠들석하게 광고를 하더라. 책방에 가거나 인터넷으로 책을 고르거나 혹은 여기 저기 리뷰들에서 수없이 많이 본 책이었지만 한번도 궁금한 적 없었던 그런 책이었다. 시크릿 이후로 질려버린.. 나도 알고 너도 아는 뻔한 자기개발서겠지 뭐!  어쩌면 이런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더라면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며 냅다 읽고 후다닥 덮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엄마와의 소통에 문제가 생긴지 6개월

처음엔 내가 서운한 이유에 대해 말하려던 것 뿐이었다. 내가 느끼는 서운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그걸 이해시키려는 나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두고 여러번의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점점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결국엔 서로에게 입을 닫아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엄마와 난 서로에게 더욱 상처를 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는 덧나 더이상은 그어떤 방법도 무의미했다. 그때 나의 유일한 선택은 침묵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엄마의 입장에 서서 침묵이란 이름으로 나를 외면했었다. 누구의 잘잘못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처럼.. 아니 나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처럼...6개월이 지난 지금도 가끔 악몽을 꾼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나의 가족들에게서 혼자만 버려진 내 모습을 보는 게 나에겐 더할 나위 없는 끔직한 악몽으로 다가온다. 그때 가족들이 엄마입장에 서기 전에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내가 왜 서운한지 물어봐주기라도 했으면.. 어쩌다 일이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몇번을 곱씹어 생각하며 상처받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엄마에게서 서운한 감정이 남아있을 자리가 없었다. 더 큰 문제가 생겼으니, 바로 가족들이 나를 외면하고 그들에게서 미움을 받고 있다는 두려움.........

 

 

늘 눈에도 안들어오던 그 책 '미움받을 용기'가 마음으로 들어오던 날

가족들과의 문제로 머리가 복잡하던 어느 밤.. 휴대폰을 만졌는데 낮에 책을 고르느랴 열어놨던 책방사이트에서 늘 보던 그 책 제목이 확대되서 보이는게 아닌가. 왜 좀 더 일찍 손에 잡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내가 좀 덜 고생스러웠을텐데...그날 나는 책 제목만으로도 상당한 위로를 받았었다.

 

 

남의 이목을 신경 쓰느랴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본문 [감수 및 추천의 말] 에서

 

 

생각만 조금 바꿨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한없이 편해졌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것, 그건 그 사람의 과제이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거늘, 나만을 위해 소비하기에도 부족한 내 시간을 타인의 과제에 메달리며까지 소모하는 짓은 이제 그만하면 충분했다. (남 신경쓰지 말고 막 살라는 말로 들린다면 꼭 책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라고 과거를 돌아보며 따져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우리는 곤경에 처했을 때야말로 앞을 보며 "이제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하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대기업에 취업을 한다거나 유명대학에 가고 싶다거나 하는 등의 꿈, 목표가 크든 작든 누구나 하나정도는 있을거라 생각한다. 간혹 오디션프로의 탈락자들이 열심히 했으므로 더 이상 후회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아마도 우승이나 1등이 목표라기 보다는 도전하는 그 자체를 목적으로 매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들은 그 자체만으로 목표를 이룬것인지도 모른다. 1등이나 우승이 아니더라도 그간 노력한 결과로 실력이 늘었거나 혹은 배움이 늘었거나.....노력은 언제나 한 만큼의 결과물을 떨궈주긴 한다. 늘 만족스럽진 못할지언정.. ^^

 

 

 

 

"여행을 하는 목적이 뭐지? 예를 들어 자네가 이집트로 여행을 갔네, 그때 자네는 되도록 효율적으로 되도록 빨리 쿠푸 왕의 거대 피라미드에 도착했다가 그대로 최단거리로 돌아올 텐가? 그런 건 여행이라 부를 수 없지. 집에서 나온 순간, 그 자체가 이미 '여행'이야. 물론 어떤 사정이 생겨 피라미드에 도착하지 못한다고 해도 '여행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네"

 

 

 

 

이 책은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기반으로 '인간은 누구나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자와 혼돈과 모순의 현실속에서 극히 평범하고 어찌보면 현실적(힘겹게.. 그렇기에 아들러를 부정하는,) 살아가는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기개발서나 심리학 책을 읽다보면 나름대로의 상황을 만들고 대입시켜가며 모순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 이 책에 나오는 청년이 독자 대신 따지고 되묻는다. 몇번은 내가 생각한 상황과 같은 내용을 떠들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한다.(좋아서 웃는건 아니고...)

 

 

내 심적 여유를 위한 책 '미움받을 용기'

처음 읽고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어서 뭔가를 빠트렸나? 라는 생각에 다시 읽었다.

두번째 읽고 내가 빠트린 것이 내 과제(독자의 몫, 생각)란 걸 알았다.

그리고 세번째는 아들러 심리학 관련 서적이나 글들을 읽은 후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는 내가 철학자를 도와 청년의 질문에 대답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는 매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로...

서재 2015. 11. 3. 17:32

작지만 큰책! 알바생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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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자르기 / Fired

장강명 | 테레사 김 옮김

 

 

[외국인 바이어] 미스 혜미는 왜 회식에 안 왔나요?

[회사 직원] 혜미 씨는 파트타이머예요.

 

 

 

외국인 바이어와의 회식자리, 안보이는 직원이 있어 이유를 묻자 파트타이머라고 대답한다. 아마도 파트타이머라는 말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바이어는 왜 안보이는지 물었고 회사 직원은 그녀의 고용형태를 밝힌셈이니 '파트타이머니까 당연히..' - 난 이정도쯤으로 이해했고 별다른 생각없이 다음문장으로 눈을 돌렸다. 

 

[외국인 바이어] 파트타이머는 컴퍼니디너에 못 오나요?

 

충격이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었다. 내 머릿속에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인식이 이따위로 자리잡고 있을 줄이야..

 

 

 

회사 업무량이 감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할때 짧게 알바생을 고용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알바생들에게 간단한 업무 위주로 부탁했었다. 회사에 필요한 일이지만 알바생이기에 부탁할 수 없는 일들도 많았고 복잡한 업무같은 경우 굳이 체력소모(머리굴리는..)를 해가며 배울 필요까지 없겠다 생각했다. 그들이 편하고 간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준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알바생이란 이유(잘못된 인식)로 그들에게 '직장동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던건 아닌지...

 

'알바생 자르기' 는 휴대가 간편한 포켓북 정도의 사이즈로 책을 펴보면 좌측페이지엔 한글과 우측페이지에는 영어로 쓰여져 있다. 굳이 서둘러 읽지 않아도 한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작은 책이지만 책을 읽은 후 머릿속엔 그 이상의 것이 남아 혼란스러워진다.

 

알바생자르기를 요약하자면 일도 안하고 도움도 안되는 알바생을 잘랐더니 회사와 자신을 배려해준 직원에게까지 통수(?)를 치는 간단명료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나와 같이 통수라는 단어를 언급할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책에서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고 있으니까, 일은 안하고 매일 딴짓만 하며 있으나 없으나 하는 그런 알바생으로 묘사해놨으니까... 책을 읽다보면 사측 입장에 선 자신을 발견할 거라 장담한다.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올해 초 김을동 의원의 보좌관이 아들인 배우 송일국의 매니저 활동을 병행했다며 논란이 되었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송일국의 부인인 정승연 판사가 sns에 해명글을 남겼었다. 그 내용중에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당연히 4대보험 따위 내주지 않았다.'라는 문장으로 많은 이들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일.

 

알바생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들이 떠오를까? 저임금 노동자, 단순 근로자, 단기간 근로자...? 

 

알바생을 고용하고 관리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그 정도의 나이)은 이정도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우리때 알바는 그러했으니,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학비를 벌거나 직업을 가지기 이전에 잠깐씩 하는 그런 걸 알바라고 했었다. 요즘은 취직도 쉽지 않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를 접하는 사람도 많아지긴 했지만 윗세대들에게 인식변화를 가져다 주기엔 시간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알바생에 불과할지라도 1개월 이상, 월 6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엔 4대보험을 가입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 그리고 정규직 직원과 마찬가지로 퇴직금 또한 지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형태로든 같은 업체에 소속되어 있다면 그들은 분명한 우리의 동료인 것이다.

 

 

서재 2013. 1. 22. 08:30

대형서점 위축시키는 '이음책방'만의 굳건한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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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서점 '이음책방'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197-1

(4호선 혜화역 1번출구에서 30M)

http://cafe.naver.com/eumartbook/

 

언젠가부터 동네책방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형 프렌차이즈 서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주인아저씨와 수다떨며 책 추천 받던 그런 작은 동네책방들이 쏟아지는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홍수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베스트셀러들을 늘어놓은 대형서점의 분위기와는 비교하기조차 아깝다. 대학로의 책향기 '이음책방' 2005년에 문을 연 이음책방에겐 한번에 위기도 있었지만 그를 계기로 더 굳건해진, 이 작지만 큰 서점을 소개하려 한다.

 

나와우리+책방이음


책방이음은 사익과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않는 비영리서점이며 공공이익을 위해 수익금전액을 쓰는 공익서점입니다.

나와우리와 책방이음 뿌리회원으로 계시는 분들이 내시는 회비는 성찰하는 인간, 실천하는 시민,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 온전히 씁니다.

[책방이음 네이버카페에서 발췌]

 

이음은 누구나 이용가능하지만 회원제(뿌리)를 도입하여, 회원에게는 도서할인 및  비판매용소장도서 무료대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회비는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으며, 금액에 상관없이 뿌리회원이면 누구나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수익금전액을 공공이익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니 눈에 보이는 혜택만이 아닌 '건강한 뿌듯함'(느껴본 사람들은 안다.)까지 기본장착되어주시니 따로 힐링을 찾아헤메지 않아도 된다.

 

 

 

 

 

이름책방+갤러리 답게 입구엔 의미있는 사진들이 시선을 묶어둔다.

 

 

 

 

 

 강정마을의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은 바다를 탐내는 누군가와는 달랐다. 단순히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다. 80년간 강정마을에서 살아온 할아버지, 서울에 갔다 돌아온 삼촌, 파도를 벗 삼았던 이모, 바다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슬픔을 넘어선 '애틋함'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본 건 구럼비 해안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 김재연

 

 

 

 

 

 

 

아기자기한 공간구성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이음을 방문했다. 엄마는 지인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고 아이는 저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본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방해가 될까 참았다. 

 

 

 

 

 

 

 

 

책말고도 날 넋놓게 했던 'gongjang'

어느하나 빼놓지 않고 내꺼하고싶은..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공장' 역시 판매수익 및 제품기부등으로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따듯한 기업이라는 사실!

 

 

 

 

 

 

앗, 내가 좋아하는 슈크레다.

구석구석 다양한 소품들이 책고르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슈크레의 표정이 마치 숨바꼭질하다 걸린 것 같은 표정이다.

 

 

 

 

 

서점은 인간의 영혼을 파는 가게이다. 인간의 삶과 사랑과 예술에 대한 체취들이 깊게 고인 그 공간들이 지금은 하나둘 사라져간다. 집을 나서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가게가 서점이고 낮선 여행지의 가장 고요하고 아름다운 장소에 자리한 가게가 서점이었으면 하고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 곽재구 시인

 

계산하는 곳, 이 곳에 들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주하는 곳에 곽재구 시인의 글을 있다. 글을 읽고 조심스레 그가 말하는 세상을 상상해본다.

좋다. 정말 좋다.

 

 

 

 

 

 

 

더 많은 책을 사고 싶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방문했던터라 책 두권과 노트, 신문재생지로 만든 연필두통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음에서 구매한 책과 공장연필,노트에 대해서는 조만간 포스팅을 할 예정)

 

 

 

 

 

 

'뿌리 신규회원 가입선물'

책(살아야 하는 이유), 다이어리(커버색상은 각자가 고른다), 가방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잘 쓰고, 잘 담을께요. ^^

 

 

 

 

사진도 많이 찍고, 차도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책고르는 사이 자리는 만석이 되고, 갑자기 사람들도 북적거리는 바람에 서둘러 나와야 했다. 이음에서 인상깊었던 것이 손님들이 대부분 매니아(단골)이란거? 다음엔 평일 낮에 가서 여유 좀 부리다 오리라.

 

 

"안녕하세요."

 

 

"아! 예! 오셨어요?" 

 

.

.

.

아.. 눈물나게 그리웠던 그 풍경...

 

서재 2012. 11. 21. 06:3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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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고 보니 비로소 보이는 책,

 

책이든 뭐든간에 워낙에 가리지 않는 사람인지라 그때그때 기분따라 책을 구매하곤 하는데

즐겨찾는(딱히 그렇다 할것도;) 종류의 책이 아니었음에도 눈에 들어오던 책!!

혜민스님의 글과 서양화가 우창헌이 만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처음에는 별 감흥없이 훑고 지나갔는데 어떠한 고민거리가 찾아오면서 이 책이 다시 생각이 났다.

멈추니 비로소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 이다.

다시 읽어내려가면서 글과 그림들을 보고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때까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멈추는것이, 고민을 내려놓는 것이 비로소 맘이 편해지고, 한결 성숙한 내가 된 느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나 제대로 살고 있었구나(스스로 기특한 나에게 토닥토닥)

 

 

작은 사람의 마을.....   - 서양화가 우창헌 -

 

 

 

관련된 재미난 기사 >>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59

 

" 아무리 서운해도 마지막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요.

그 마지막 말이

좋았던 시절의 기억마저도 모두 불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변했어도, 상황은 달라졌어도

추억은 그래도 남겨둬야 하잖아요."

- 혜민스님 -

서재 2012. 10. 8. 00:11

꿈꾸다 잡혀간 그들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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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송경동 산문집 - 꿈꾸는 자 잡혀간다.

 

 

 

2003년 6월 11일 , 김주익은 최후의 결단을 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 혼자 100톤짜리 지브 크레인, 35미터 상공의 '85호 크레인'으로 올라갔다. '나의 무덤은 85호 크레인이다. 너희가 내 목숨을 달라고 하며 기꺼이 바치겠다.'라는 절박한 호소였다. 하지만 그 결의를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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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힐리스'운동화를 사주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과 탄압을 멈추지 않으면 죽어서 내려가겠다는 약속 사이에서 두 번째 약속을 택했다. 2003년 10월 17일,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129일째. 그는 크레인 난간에 목을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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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익이 목숨을 끊고도 85호 크레인을 내려오지 못한 지 보름째. 곽재규는 85호 크레인 맞은편 도크 위에서 한 많은 생을 내던졌다. 죽어서도 크레인을 못 내려오는 바보 같은 동생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눈물겨운 투신이었다.

2003년 11월 16일. 마침내 김주익과 곽재규의 합동 장례가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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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6일 새벽 3시. 한 늙은 여성노동자가 김주익의 영혼이 아직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이 차가운 난간을 붙잡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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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경동, 그는 지금 감옥에 있다.

힘 없는 노동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위한 시를 쓰고 읊었다는 죄(?)로..

 

꿈꾸는 자 잡혀간다.

힘없는 노동자들, 부당한 해고를 겪고 살려달라고 몸부림 치는 그들과 현장에서 함께한 송경동의 이야기다.

오랜시간 회사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이익은 뒤로 한 채 최선을 다하던 노동자들인데 기업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십명의 힘없는 노동자들이 고귀한 목숨을 내던져가며 하려고 했던 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서 눈물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생각만으로도 힘겨운 그 투쟁들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울보 송경동 (희망을 위해 달리는 시인의 사랑과 노래, 그리고 투쟁...)

 

사소한 관심들이 여럿 살릴 수 있었다. 그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었는데...

우리사회 한쪽에서 노동자들이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는 건 알고는 있다. 완만히 잘 해결되기도 바란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그들이 얼마나 벼랑끝에 몰려있으며, 왜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그토록 울부짖는지..

 

좀 더 깊은 관심이 주지 못한 미안함에 책을 편하게 읽을수가 없었다.

 

누군가 죽거나 크게 다치면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 함께 분통해 했었다.

 

그게 다였다.

 

어쩌면 나의 무의미한 시선 또한 그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데 큰 몫을 한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