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2012. 10. 8. 00:11

꿈꾸다 잡혀간 그들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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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송경동 산문집 - 꿈꾸는 자 잡혀간다.

 

 

 

2003년 6월 11일 , 김주익은 최후의 결단을 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 혼자 100톤짜리 지브 크레인, 35미터 상공의 '85호 크레인'으로 올라갔다. '나의 무덤은 85호 크레인이다. 너희가 내 목숨을 달라고 하며 기꺼이 바치겠다.'라는 절박한 호소였다. 하지만 그 결의를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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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힐리스'운동화를 사주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과 탄압을 멈추지 않으면 죽어서 내려가겠다는 약속 사이에서 두 번째 약속을 택했다. 2003년 10월 17일,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129일째. 그는 크레인 난간에 목을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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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익이 목숨을 끊고도 85호 크레인을 내려오지 못한 지 보름째. 곽재규는 85호 크레인 맞은편 도크 위에서 한 많은 생을 내던졌다. 죽어서도 크레인을 못 내려오는 바보 같은 동생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눈물겨운 투신이었다.

2003년 11월 16일. 마침내 김주익과 곽재규의 합동 장례가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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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6일 새벽 3시. 한 늙은 여성노동자가 김주익의 영혼이 아직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이 차가운 난간을 붙잡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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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경동, 그는 지금 감옥에 있다.

힘 없는 노동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위한 시를 쓰고 읊었다는 죄(?)로..

 

꿈꾸는 자 잡혀간다.

힘없는 노동자들, 부당한 해고를 겪고 살려달라고 몸부림 치는 그들과 현장에서 함께한 송경동의 이야기다.

오랜시간 회사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이익은 뒤로 한 채 최선을 다하던 노동자들인데 기업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십명의 힘없는 노동자들이 고귀한 목숨을 내던져가며 하려고 했던 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서 눈물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생각만으로도 힘겨운 그 투쟁들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울보 송경동 (희망을 위해 달리는 시인의 사랑과 노래, 그리고 투쟁...)

 

사소한 관심들이 여럿 살릴 수 있었다. 그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었는데...

우리사회 한쪽에서 노동자들이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는 건 알고는 있다. 완만히 잘 해결되기도 바란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그들이 얼마나 벼랑끝에 몰려있으며, 왜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그토록 울부짖는지..

 

좀 더 깊은 관심이 주지 못한 미안함에 책을 편하게 읽을수가 없었다.

 

누군가 죽거나 크게 다치면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 함께 분통해 했었다.

 

그게 다였다.

 

어쩌면 나의 무의미한 시선 또한 그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데 큰 몫을 한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