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2015. 11. 3. 17:32

작지만 큰책! 알바생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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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자르기 / Fired

장강명 | 테레사 김 옮김

 

 

[외국인 바이어] 미스 혜미는 왜 회식에 안 왔나요?

[회사 직원] 혜미 씨는 파트타이머예요.

 

 

 

외국인 바이어와의 회식자리, 안보이는 직원이 있어 이유를 묻자 파트타이머라고 대답한다. 아마도 파트타이머라는 말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바이어는 왜 안보이는지 물었고 회사 직원은 그녀의 고용형태를 밝힌셈이니 '파트타이머니까 당연히..' - 난 이정도쯤으로 이해했고 별다른 생각없이 다음문장으로 눈을 돌렸다. 

 

[외국인 바이어] 파트타이머는 컴퍼니디너에 못 오나요?

 

충격이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었다. 내 머릿속에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인식이 이따위로 자리잡고 있을 줄이야..

 

 

 

회사 업무량이 감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할때 짧게 알바생을 고용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알바생들에게 간단한 업무 위주로 부탁했었다. 회사에 필요한 일이지만 알바생이기에 부탁할 수 없는 일들도 많았고 복잡한 업무같은 경우 굳이 체력소모(머리굴리는..)를 해가며 배울 필요까지 없겠다 생각했다. 그들이 편하고 간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준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알바생이란 이유(잘못된 인식)로 그들에게 '직장동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던건 아닌지...

 

'알바생 자르기' 는 휴대가 간편한 포켓북 정도의 사이즈로 책을 펴보면 좌측페이지엔 한글과 우측페이지에는 영어로 쓰여져 있다. 굳이 서둘러 읽지 않아도 한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작은 책이지만 책을 읽은 후 머릿속엔 그 이상의 것이 남아 혼란스러워진다.

 

알바생자르기를 요약하자면 일도 안하고 도움도 안되는 알바생을 잘랐더니 회사와 자신을 배려해준 직원에게까지 통수(?)를 치는 간단명료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나와 같이 통수라는 단어를 언급할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책에서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고 있으니까, 일은 안하고 매일 딴짓만 하며 있으나 없으나 하는 그런 알바생으로 묘사해놨으니까... 책을 읽다보면 사측 입장에 선 자신을 발견할 거라 장담한다.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올해 초 김을동 의원의 보좌관이 아들인 배우 송일국의 매니저 활동을 병행했다며 논란이 되었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송일국의 부인인 정승연 판사가 sns에 해명글을 남겼었다. 그 내용중에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당연히 4대보험 따위 내주지 않았다.'라는 문장으로 많은 이들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일.

 

알바생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들이 떠오를까? 저임금 노동자, 단순 근로자, 단기간 근로자...? 

 

알바생을 고용하고 관리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그 정도의 나이)은 이정도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우리때 알바는 그러했으니,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학비를 벌거나 직업을 가지기 이전에 잠깐씩 하는 그런 걸 알바라고 했었다. 요즘은 취직도 쉽지 않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를 접하는 사람도 많아지긴 했지만 윗세대들에게 인식변화를 가져다 주기엔 시간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알바생에 불과할지라도 1개월 이상, 월 6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엔 4대보험을 가입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 그리고 정규직 직원과 마찬가지로 퇴직금 또한 지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형태로든 같은 업체에 소속되어 있다면 그들은 분명한 우리의 동료인 것이다.